오월
김영랑
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
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.
바람은 넘실 천(千) 이랑 만(萬) 이랑
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
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.
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
암컷이라 쫓길 뿐
수놈이라 쫓을 뿐
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
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
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?
'한국문학 > 김영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김영랑 내 마음 고요히 고흔 봄길 우에 (0) | 2020.07.10 |
---|---|
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(0) | 2020.06.27 |
김영랑 내 옛날 온 꿈이 (0) | 2020.06.13 |
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(0) | 2020.06.09 |
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(0) | 2020.06.04 |